2010년 10월 3일 나의 첫 강아지 마루를 입양했다.
7월 29일생인 마루(개명 후 : 복돌)는 서울에서 태어난 남자아이였고,
남편과 나는 부산에서 마루를 데리러 미아리까지 다녀왔다.
그 후 7 개월 여가 지난 2011년 5월 16일 춘천에서 태어난 3월 5일생 여아가 다시 우리 집에 오게 되었다.
우리는 나나라는 예쁜 이름을 준비해놓고 아이를 기다리고 있었다.
그렇게 남편과 나는 두 아이의 부모가 되었다.
강아지 엄마로 살면서 아이들로부터 받은, 수많은 감동과 기쁨들을 어찌 다 표현할 수 있을까?
내가 아이들을 양육한 게 아니라 아이들이 나를 치유시키고 성장하게 하였다.
아이들이 점점 나이 들고 아픈 데가 생기면서 이별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고 있었다.
그러나 그것이 현실로 나타나고 그 아픔이 내가 감당할 수 없는 무게로 나를 점령할 줄은 몰랐다.
온 생이 송두리째 와르르 무너지는 듯한 슬픔 속에서 도저히 어찌할 바를 몰랐고,
미어지는 가슴팍을 쥐어뜯으며 집안 여기저기 서성이기를 숱하게 했다.
가만히 있다가도 가슴 한쪽에서 쿵 하는 소리가 들리면서 철렁 내려앉았다.
숨이 가쁘면서 형언할 수 없는 불안감에 사로잡히기도 하였다.
잠을 잘 수도 먹을 수도 없었다. 억지로 끼니를 입에 넣으면 마치 스펀지를 씹는 듯했다.
침대 위에 수백 개의 돌멩이가 있는 듯 뒤척이고 뒤척이다 잠에 드는 걸 포기하였다.
살면서 단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,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는, 공황상태 같은 것이 나타났다.
그러던 어느 날 꿈에 나나가 찾아왔다.
잠을 잘 이루지 못할 때였으므로 꿈인지 환영인지 알 수 없었다.
나나의 뒷모습이었다. 어깨를 힘없이 떨구고 걸어가는 모습을 보며 한없이 울다가 깼다.
엄마의 삶이 망가지는 것을 보고 도저히 그냥 있을 수 없었는지 그렇게 나나가 내 앞에 현현하였다.
나나가 나를 찾아와 말하려고 했던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고 책으로 남기게 되었다.
이 책이 나나를 향한 엄마의 약속이 되기를 바란다.
지은이 : 김근아
1. 작가. 강사
2. 네이버 검색 : 김근아
3. 전) 부산대학교 평생교육원 강사
4. 지역 유관기관 및 문화센터 출강
5. 나나 북스 대표
6. 경성대학교 영어교육학 석사
복돌이와 나나라는 두 강아지를 키우고 있는 반려동물 가족이다.
2023년 9월 7일, 12년 6개월 2일을 산 나나를 떠나보냈다.
너무나 갑작스럽게 맞이하게 된 죽음이었다.
아이의 아픔과 마지막을 지켜보면서 지금 이 시간에도 숱하게 일어나고 있는 이별을 생각했다.
나의 슬픔과 막막함에 비할 길 없는, 이 세상 여기저기서 벌어지고 있는 수많은 아픔과 고통의 아우성이 느껴졌다.
이 책은 나나와 복돌 두 아이에 관한 이야기이자, 아이를 떠나보낸 나의 기록이며 일기이다.
나나 없이 살아야 한다면 이 책에 아픔을 묻고자 하였다.